미생물 (未生物)/ Inanimate Organism/ 2009 – 2007

미생물 시리즈는 먼지를 아토(ato – 10^-18)의 단위로 확대하여 본다는 상상으로 만들어졌다. 이 세계는 우리가 상상으로만 알 수 있는 세계이다. 먼지나 철가루와 같은 무생물을 확대하면 규칙적인 둥근 분자들을 볼 수 있다. 그 규칙보다도 미세한 세계는 아직까지 우리의 현재 기술로는 알 수가 없다. 인간의 형상을 닮은 유기체적인 존재가 꿈틀거리고 있다. 마치 먼 우주 바깥에서 미지의 생물이 규칙적으로 돌고 있는 지구 등의 별들을 확대해서 봤을 때, 인간들이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고 있는 것을 발견하듯 말이다. 미(未)생물 시리즈는 미생물, 즉 ‘아주 작은 생물‘의 의미와 함께 한자의 변형으로 ‘생물이 아닌‘의 의미를 함께 부여한 작품이다. 우리는 인간이 생물학 등의 과학으로 구분지어놓은 선 안에서 세상의 모든 것들을 평가하고 인지한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계에 놀라곤 한다. 마치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같이 말이다. 미시 세계에 대한 것도, 우주 바깥의 거대 세계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여러 가설들을 진실로 믿으며 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가설은 깨지기도, 증명되기도 한다. 철가루는 변화한다. 물을 주면 빨개진다. 우리는 ‘산화‘ 한다고 배웠다. 물을 주면 빨갛게 꽃을 피우는 이끼들과 다르다고 한다. 철가루들이 스스로 움직이면 어떨까? 번식하거나 생식하면 달라질까? 시간도, 공간도, 생물/무생물의 구분도 어느순간 모호하다. 아메바는 단세포로 떠다니다 벌레처럼 움직여 모여들어 여러 개체가 모여 버섯처럼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기 시작하다 포자로 퍼진다. 그리고 다시 벌레처럼 움직인다. 동물인지 식물인지 단세포인지 다세포인지 아무런 구분이 없다. 단세포 생물중에는 식물처럼 광합성을 하다가 환경이 적당하지 않으면 다른 생물을 먹으며 영양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 나에게는 동,식물의 구분도,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도 모두 모호하다. 이제는 우리가 예전에 잘라놓은 경계가 허물어 질 때다. 미(微)생물인가, 미(未)생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