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tro-Silico 컴퓨터 모의실험 또는 가상실험을 뜻하는 생명정보학용어인 in silico와 세포 밖, 즉 실험기구에서 실험을 했다는 뜻의 in vitro를 합성한 단어이다. silico라는 단어는 컴퓨터 칲을 만드는 재료인 규소(silicon)를 말한다. 남극의 바다에는 단세포 식물인 규조류가 번성하고 있다. 규조류의 껍데기도 역시 규소(silicon)로 이루어져있고, 그들은 그 투명한 실리카 안에서 생장하고 번식한다. 규조류들은 식물이지만, 느린 속도로 환경과 자극에 반응하여 미세하게 움직이며 극지 바다에 떠다니거나 바닥에 붙어서 생활한다. 신기하게도 컴퓨터 세상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가상의 규조류들도 실리콘 껍데기-즉 컴퓨터안에서 스스로 생장하고 번식한다. 이 생물체들은 극지의 규조류처럼 에너지만 공급되면 주변의 장애물이나 관객들의 자극을 피해 달아나고 생장한다. 이 움직임은 선형적으로 주어진 움직임이 아니라 주변 개체들에 의해서, 개개의 규조류들이 각각 반응하여 만들어지는 것이고, 사람의 세포 하나보다도 작은 단세포 규조류가 보이는 행동 패턴들과 닮았다. 이 아름다운 생명체는 자신의 고유한 실리콘 껍질 대신 인공적인 실리콘 틀 속 매트릭스 안으로 실험 장소를 옮겨서 자유롭게 부유하며 스스로 생장 소멸한다. 현미경안의 규조류를 관찰할 때는 만질 수도, 서로 소통할 수도 없이 단지 기계가 주는 이미지만 바라보게된다. 이는 우리에게 상당한 거리감을 주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는 느끼기 힘들게 한다. 하지만 이들이 오히려 우리의 움직임에 반응하고, 우리와 소통하고,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생명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어떤 이유로 생명체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이 작품에서는 규조류들이 부유하며 관객들과 인터랙션 하는 과정에서, 규조류가 미세한 단세포식물이 가지는 한계를 벗어나 관객들에게 생물과 무생물, 동물과 식물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을 제공한다.